인형사를 찾아서

인형 뒤에 숨어서 보이지 않는 인형사를 찾습니다.
인형사를 찾았지만 알고보니 인형입니다.
진짜 인형사는 그 뒤에 숨어있습니다.

두 번째의 인형사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그도 인형입니다.
세 번째의 인형사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그도 인형입니다.

이렇게 인형사 찾기는 계속됩니다.

그리고 그 인형사가 결국은 자신이라는 것이 확인될 때,
인형사 찾기놀이는 끝이 납니다.
인형사는 인형입니다.


-----------
남들이 다하는 불로그 놀이를 뒤늦게 시작해봤습니다.

누추하지만, 즐거운 방문이 되기를 바랍니다.

2008.5.22

by 인형사 | 2009/05/22 20:44 | 인형사 찾기 | 트랙백 | 덧글(1)

미네르바와 태풍의 눈

미네르바란 비어있는 곳의 이름일 뿐입니다.
 
자연은 진공을 싫어한다고 하더군요.
비어있는 곳이 채워질 때 태풍의 눈이 생기지요.
 
태풍의 눈을 잡으려 한들 부질없는 짓이지요.
세상이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일 뿐입니다.

by 인형사 | 2009/02/21 18:05 | 인형사 찾기 | 트랙백 | 덧글(0)

미네르바 1987

80년대 중반 전두환 정권 시절에 많은 수의 운동권 학생들이 수배를 받고 은신생활을 했었지요. 그 당시 가끔 신문 사회면 한 구석을 조그마하게 장식하던 기사들이 있었습니다. 수배된 운동권 학생이라고 사칭하여 여자를 유혹하고 돈을 뜯어낸 사기범의 구속기사였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었던지 그런 기사는 잊을만 하면 나타나곤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기수법에 약한 것이 여자만이 아니었는지 어떤 기사에서는 피해자가 교회 전도사인가 목사인가였던 것이 기억나는군요.

그러다가 1987년 6월이 왔고 그 이후로 언론에 대한 통제가 느슨해지면서 티비에서 그 이전에는 감히 다루지 못한 주제나 소재들을 다루기 시작했지요. 그 때 수배된 운동권 학생을 사칭한 사람을 소재로 하는 단막극이 방영된 적이 있지요. 아마 티비문학관이거나 베스트셀러극장이 아니었나 생각되지만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제목은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아무개동 몇통 몇반 사람들'이라는 형식의 제목으로 평범함 주소이지만 무언가 달동내 냄새를 물씬 풍기는 주소였지요. 전유성씨가 조연을 맡았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다른 출연진들의 이름에 대해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이야기는 이런 것이었습니다. 서울 어느 달동네에 사는 개장수가 주인공입니다. 달동네 한 구석에 있는 공터에서 개를 길러 보신탕집에 파는 것이 직업인 이 사람은 개장사에서 돈을 많이 벌었는지 집에도 방을 늘려짓고 세를 주어 그래도 그 달동네에서는 유지급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세들어 사는 사람들은 주로 술집에 나가는 젊은 여자들로 비록 무서운 마누라 때문에 그림의 떡이지만 매일 젊은 여자들을 보고 그들의 관심을 받는 것이 싫지만은 않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 집에 한 젊은이가 세를 들어오면서 이 사람의 평범한 삶에 파장을 일으키기 시작합니다. 20대 초반에 약간 귀티가 나는 이 청년은 직업이 없는지 일 나가는 적도 없고 매일 자기 방에서 나오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가끔 정체를 알 수 없는 음률이 방에서 흘러나옵니다. 한 아가씨가 궁금증도 해소하고 작업도 걸어볼 겸 무슨 음악인지 질문을 하자, 약간 계면쩍은 표정으로 "이건 차이코프스키예요"라고 하면서 뭔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설명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그 청년은 그 집에 세들어 사는 젊은 여자들의 관심의 촛점이 됩니다. 아가씨들은 어떻게 해서든 그 청년의 관심을 끌어볼려고 노력을 하게되고 그결과 개장수에 대해 원래 집주인에 대한 예의 이상이 아니었던 관심표명조차도 소홀히 하게 됩니다. 그것만 해도 개장수에게는 유쾌한 일이 아니며 은근히 질투심을 발동시키는 일입니다. 그런데 결혼한 지 오래되어 남편보기를 소 닭 보듯이 하며 평소에 화장을 하는 적이 없는 마누라까지 갑자기 화장을 하기 시작합니다. 새삼스럽게 남편을 위해 화장을 할 이유는 없고 마누라까지도 그 청년의 관심을 끌어보고 싶어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그 청년은 개장수의 적이 됩니다.

한 번 적으로 삼고 보니 청년의 행적에서 이상한 것들이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전입신고를 해야하니 주민등록증을 보자고 해도 이런 저런 석연치 않은 핑계를 대고 미루기만 합니다. 그리고 가끔 가다 분위기가 심각한 중년남자들이 찾아와서 방안에서 한 동안 수근거리다가 돌아갑니다.그래서 하루는 중년남자들이 찾아온 그 방 앞에 가서 무슨 말을 하는지 엿들으려다가 들켜서 방안으로 끌려들어오게 됩니다.

영문도 모르고 끌려와 겁에 질려있는 개장수에게 수상한 중년의 남자가 말을 했습니다.

"이 청년이 누군지 아십니까?"
"이 청년은 재야의 지도자이신 김대삼 선생님께서 특별히 아끼는 청년으로,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독재정권에 의해 수배되어 지금 은신중인 사람입니다."
"이 청년을 잘 도와 주신다면 김대삼 선생님이 이 은혜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훌륭한 일을 하시는 것입니다."

심각한 분위기에 주눅이 들어 얼떨결에 "예! 예!" 대답은 했지만, 개장수는 아직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날 날이 밝자 마자, 친구이며 동네에서 아는 것 많고 똑똑한 편으로 치는 복덕장 주인 전유성을 찾아가 물어봅니다.

"너 혹시 민주화운동이 무엇인지 아니?"

엉뚱한 사람으로 부터 갑자기 엉뚱한 질문을 받는 전유성은 당황을 해서 엉뚱한 대답을 해버립니다.

"그거 그, 옛날에 만주벌판에서 말달리고 독립운동 하는 거랑 거의 비슷한 것인데..."

그러다가 스스로 자기 말에 취해버려 전유성은 민주화운동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일제의 잔학함과 독립운동에 대해 열변을 쏟아놓게 됩니다.

그러나 개장수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민주화운동이 독립운동이랑 거의 비슷한 것이라면 자신도 당연히 도와야 하는 것이지요. 그 때부터 개장수는 그 청년을 극진히 돌보기 시작합니다. 먹는 것도 맛있는 것으로 챙겨주고, 개를 잡으면 좋은 고기는 따로 떼어 그 청년이 먹을 보신탕을 따로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지나가는 말로라도 그 청년에 대해 흉이라도 보면 정색을 하고 달려들어 변호를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집에 돌아와보니 경찰이 자기집에 몰려와서 그 청년을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그 청년을 구하자는 마음에 앞뒤 가리지 않고 경찰에게 덥벼든 개장수는 경찰에게 두들겨 맞고 자신도 경찰에 잡혀가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자신도 이제 민주화운동 하다가 경찰에 잡혀왔으니 왜경에게 잡혀간 독립지사처럼 혹독한 고초를 겪을거라고 생각하며 겁에 질려있는 개장수에게 담당형사는 기가 막히지도 않는다는 듯이 실실 웃으며 훈방을 시켜 주었습니다. 그 청년은 대학생도 운동권도 아니고 똑같은 수법으로 도피중인 운동권이라고 사칭하여 여러 번 사기를 친 전력이 있어서 수배된 사람이라는 것도 친절히 알려주면서요.

그런데 그 다음 날 개장수는 정성스레 준비한 보신탕을 싸가지고 그 청년의 면회를 갑니다. 그리고 속으로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네가 민주화운동을 하는 놈이 아니라 사기꾼이라도 상관없다. 그거랑 상관 없이 나는 너를 민주화운동 하는 놈과 똑같이 대접할 거니까. 대신 너는 내 보신탕 받아먹고 꼭 민주화운동 하는 놈이 되어야 한다!"


아마 그 청년은 1987년의 미네르바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개장수는 그 당시의 비합리적인 대중이겠지요. 과연 그 청년은 그 이후에 보신탕값을 했을까요? 그리고 그 청년이 아닌 진짜 운동권은 보신탕값을 했을까요?


추신: 근데 그 당시 운동권 중에는 보신탕을 얻어먹은 적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이재오씨는 민자당에 합류하면서 "내가 그토록 민중을 위해 정치한다고 했지만 민중들은 나에게 표를 안 찍어주고 우리를 외면했다."고 말했다더군요. 어디선가 배달사고가 난 모양입니다. 그런데 배달사고가 났어도 보신탕값은 물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by 인형사 | 2009/01/20 19:25 | 인형사 찾기 | 트랙백 | 덧글(0)

미네르바란?

미네르바에게 경재동향에 대한 예측과 그것이 적중한 것만 있었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틀린 예측도 축적이 되면서 그에 대한 추종도 사그러들겠지요. 미네르바는 그가 한 예측으로만 환원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네르바 현상은 미네르바가 누군인가가 아니라, 사람들이 미네르바를 통해 보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가를 보아야만 이해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대중의 머리 속에 있는 미네르바의 모습을 한 번 그려보면 어떨까요?

미네르바는 전문가이면서도 전문가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는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평이한 언어로 자신의 전문적인 식견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사람이며, 무엇보다도 대중의 삶에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사람입니다.

두 번째는 한국사회의 집권층을 포함한 상류 특권층을 어떻게 보아야할 것이냐는 문제입니다. 미네르바는 한국의 특권층은 그들만의 세계를 구성하며 국민 일반의 안위에는 관심이 없는 자들이라고 경고하는 사람입니다. 아니, 경고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더 이상 의미있는 정치공동체가 아님을 선언하며 국민들에게 스스로 각자의 살 길을 찾아 흩어지라고 조언을 하는 사람입니다. 죄수의 딜렘마 상황에서 상대방이 신뢰할 수 없으며 배신할 것임을 경고하면서 대중에게도 배신을 권고하는 사람입니다. 결국 상호협력을 통한 상호이익의 가능성을 포기한다는 점에서 미네르바의 정치적 의미는 허무주의적입니다.

그런데 미네르바는 한국 특권층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존재이지만, 그 스스로는 상류층 0.1%안에 드는 특권층 중의 특권층입니다. 이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일단 그것이 그의 발언에 권위를 보태주는 것은 새삼 지적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그것이 가지는 또 하나의 의미는 계층간 대화의 가능성입니다. 한쪽에서는 상대방을 친일파 후손이나 수구로, 또는 반대 쪽에서는 좌경이나, 부자를 증오하는 무능력자로 규정하여 대화가 단절되는 한국의 정치적 담론의 지형에서 미네르바의 존재는 대화의 자그마한 물꼬를 열어주는 의미를 가집니다. 특권층 중에서도 일반국민의 고충을 이해하고 같이 고민해주고 조언도 해주는 존재가 있다면 대화의 전제가 되는 인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미네르바가 진짜 특권층 중에서도 특권층에 해당된다면, 대중들의 고충을 특권층에 전달하고 설득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또 다른 의미의 지평이 있습니다. 그것은 경제라는 현재의 지배이데올로기를 수용하면서도 전도시키면서 구원의 영웅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 때의 미네르바는 진정한 정통성을 가진 특권층이면서도 다른 특권층에게 부당하게 소외당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대중에게 직접 호소하는 존재입니다.이렇게 보면 미네르바는 러시아의 농민반란에서 등장하는 흑 짜르, 백 짜르의 이야기와 닮아있습니다.현재의 짜르는 제위를 찬탈한 가짜인 흑 짜르입니다. 그리고 진짜 짜르인 백 짜르는 어릴 때 흑 짜르를 피해 궁궐을 탈출해서 농민의 자식으로 위장해 자라났으며, 지금은 원래 자신의 것인 제위를 찾기 위해 농민반란의 지도자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독자적인 체제 저항의 이데올로기를 만들지 못하고 기존의 지배이데올로기을 수용하여 전도시키는 경우입니다. 이런 구원의 영웅은 충분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권위주의적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미네르바에서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는 그가 진짜 사전적 의미에서 스승이었다는 것입니다. 그의 글을 읽을 때 인상적이었던은 상당히 많은 양의 책과 영상, 심지어 컴퓨터 게임까지 추천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공부를 하게 하였다는 것입니다. 어떤 폐쇄적인 섹트집단의 교리문답서가 아니라면 사람들에게 공부를 시키는 사람은 그로 인해 배움을 얻은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스승입니다.


이런 미네르바는 대중의 바람과 상상력이 만들어낸 소설입니다. 이런 미네르바가 존재하기를 바라는 대중에 대해 세부적인 비판은 가능하더라도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비판을 하려면 그 근거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그리고 만약 이런 미네르바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사람이 실제로 등장한다면 그 사람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예수처럼 십자가에 못박아야 할까요? 아니면 차기 대통령감이 될까요? 그러고 보니 문국현씨는 시대를 너무 앞서간 미네르바의 원형일지도 모르겠군요.

실은 미네르바의 자리는 비어있습니다. 현재 미네르바로 지목되어 체포된 사람은 어쩌면 미네르바의 조건을 제대로 갇추지 못한 체 미네르바임을 주장한 참칭자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진짜 미네르바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입니다.

P.S.: 미네르바가 체포된 이유는 저 중에서 어느 것일까요?
P.S.: 현재 아고라에서는 상위 0.1%가 아닌 미네르바에 대한 재정의가 진행중에 있더군요. 특정한 개인으로서의 미네르바가 아니라 누구라도 사람들에게 배움을 주고 느끼게 해준다면 미네르바이겠지요.

by 인형사 | 2009/01/20 19:15 | 인형사 찾기 | 트랙백 | 덧글(1)

미국 쇠고기 검역 실태

미국 쇠고기 검역체제의 난맥상에 대해 유용한 링크 하나 소개하지요.

http://www.pbs.org/wgbh/pages/frontline/shows/meat/

미국 공영방송 PBS의 도큐입니다. 2002년에 방송된 것이기는 하지만 아직 참고할 가치는 있을 것입니다.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되기 이전이므로 광우병 문제는 다루지 않는데 그 대신 공장식 목축의 문제, 이콜라이나 살모넬라와 같은 세균성 식중독의 문제, 그리고 특히 부시 집권 후 취약한 검역체제가 더 약화된 것을 지적하고 있지요.

재미있는 내용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미국에서 1 년에 오천 명이 식중독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그 중 삼분의 일 정도가 식육에 관련된 식중독이라는 추정치를 낸 CDC(Center for Disease Control)의 연구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프로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것은 1993년에 발생한 Jack in the Box사건입니다. 미국의 전형적인 Fast Food Chain중에 하나인 Jack in the Box에서 햄버거를 먹고 700 명이 E. coli O157:H7에 의한 식중독에 걸리고 그 중 어린이 4 명이 사망한 대형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쇠고기 검역시스템이 대폭 개편됩니다. 그 때까지 미국의 쇠고기 검역 시스템은 20세기 초 테오도르 루즈벨트 대통령 시대에 업톤 싱클레어가 시카고 도살장의 문제를 고발항 소설 '정글'이 쇠고기 위생문제에 대한 스캔달을 일으키는 바람에 도입된 시스템에서 별반 개선된 점이 없는 것으로서, 검역관의 육안검사와  냄새를 맏는 후각에 의존한 검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미생물학적 검사는 없었습니다.

Jack in the Box사건을 계기로 1998년에 HACCP (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s)이라는 새로운 검역 시스템이 도입됩니다. HACCP은 미국 우주개발계획의 산물로서 우주비행사의 식중독사고를 막기 위해 개발되었던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탬은 음식의 생산과 처리과정에서 병원체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는 지점들을 critical control points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하는 것이며, 이 시스템의 도입에 의해 미국 검역체제 역사상 처음으로 미생물학적 검사가 도입됩니다.

그러나 새로운 검역체제를 도입하는데 있어 업계의 반발을 줄이기 위하며 HACCP을 설계하고 시행하는 주체가 USDA로 부터 업체로 변경됩니다. USDA의 검역관은 더 이상 생산과정에 직접 참관하면서 검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업체가 자신의 설계한 HACCP을 제대로 시행하고 있는지만 감시할 수있으며 검역의 실제 권한은 업자의 손으로 넘어갑니다.

당시 이런 검역권한의 업자로의 이전은 여우에게 닭장을 지키라고 하는 격이라는 비판이 있으며, HACCP을 Have a Cup of Coffee and Pray의 약자라고 하는 농담마져도 USDA 검역관 사이에 회자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HACCP은 시행되자마자 중대한 도전을 받고 절름발이 신세가 되어버립니다. 이 시스템은 업자에게 생산품에 대한 미생물학적 검사를 요구하고 이 검사에 계속적으로 실패할 경우 USDA는 해당공장에 대해 폐쇄명령을 내릴 권한을 가집니다.

그런데 1999년 텍사스 소재의 다진고기 생산업체인 Supreme Beef Processors Inc가 3회 연속 살모넬라 검사에 실패하면서 공장폐쇄명령을 받게 됩니다.

Supreme Beef는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합니다. 소송의 근서로 제시한 논리는 살모넬라 오염이 고기가 자기공장에 도착하기 전에 발생하였을 수도 있으므로 살모넬라 검사만으로 자신들의 HACCP 시스템의 문제를 증명하지는 못한다는 것, 또 살모넬라는 쇠고기를 충분히 익혀 먹으면 안전하므로 공장폐쇄를 명할 마큼 심각한 위험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재판에서 Supreme Beef는 미국 식육업계를 대변하는 로비단체인 the American Meat Institute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소송을 진행합니다.

이 재판은 일심 이심 모두 Supreme Beef측의 승리로 끝났으며 새로 집권한 부시 행정부에서 USDA 장관을 비롯한 요직을 식욕업계 로비스트 출신으로 임명하면서 USDA는 더 이상의 소송을 포기합니다. 그 결과 USDA는 살모넬라에 관한 검역과 제재권한을 상실하게 됩니다.


미국의 리콜 시스템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 프로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USDA와 FDA가 리콜을 요구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실은 이 권한은 권고에 불과하며 리콜에 응할 지는 전적으로 업자의 자유입니다.

대개의 경우 업자가 리콜에 응하지만 대신 시간 끌기를 합니다. 과연 검사결과가 정확하냐는 등의 문제제기를 하면서 일정한 시간을 끌면 문제의 식품은 이미 팔려나가 소비되게 되어버립니다. 그 결과 1995년에서 2000년 사이에 일억 사천만 파운드의 식육에 대한 리콜이 발효된지만 리콜에 의한 회수율은 30% 미만에 그치고 있습니다.


미국 식육업계의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하는 말은 아마 다음 것이 될 것입니다.

"It's not that the beef industry is fighting standards that are meaningful, that improve the wholesomeness of the product," counters Patrick Boyle, president of the American Meat Institute. "The beef industry has reservations about unscientific standards that have no relation to the safety of our products."

많이 들어본 이야기이지요. 지구온난화에 대한 회의론자의 논리이기도 하고, 수십년간 담배의 건강에 대한 위험을 부정해온 미국 담배업계의 논지이기도 했지요.

요새 이명박 정부를 지지하면서 미국 쇠고기 수입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펴는 논리이기도 하지요.

한국의 경우 당연히 강제리콜을 시행할 권한을 정부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이 면제를 유인으로 업자의 자발적인 리콜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http://foodsafety.mohw.go.kr/system/sub08_01.asp

--------------------------------

http://gene.postech.ac.kr/bbs/zboard.php?id=job&page=2&sn1=&divpage=3&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7628

by 인형사 | 2008/07/06 23:19 | 인형사 찾기 | 트랙백 | 덧글(0)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