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란?

미네르바에게 경재동향에 대한 예측과 그것이 적중한 것만 있었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틀린 예측도 축적이 되면서 그에 대한 추종도 사그러들겠지요. 미네르바는 그가 한 예측으로만 환원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네르바 현상은 미네르바가 누군인가가 아니라, 사람들이 미네르바를 통해 보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가를 보아야만 이해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대중의 머리 속에 있는 미네르바의 모습을 한 번 그려보면 어떨까요?

미네르바는 전문가이면서도 전문가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는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평이한 언어로 자신의 전문적인 식견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사람이며, 무엇보다도 대중의 삶에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사람입니다.

두 번째는 한국사회의 집권층을 포함한 상류 특권층을 어떻게 보아야할 것이냐는 문제입니다. 미네르바는 한국의 특권층은 그들만의 세계를 구성하며 국민 일반의 안위에는 관심이 없는 자들이라고 경고하는 사람입니다. 아니, 경고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더 이상 의미있는 정치공동체가 아님을 선언하며 국민들에게 스스로 각자의 살 길을 찾아 흩어지라고 조언을 하는 사람입니다. 죄수의 딜렘마 상황에서 상대방이 신뢰할 수 없으며 배신할 것임을 경고하면서 대중에게도 배신을 권고하는 사람입니다. 결국 상호협력을 통한 상호이익의 가능성을 포기한다는 점에서 미네르바의 정치적 의미는 허무주의적입니다.

그런데 미네르바는 한국 특권층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존재이지만, 그 스스로는 상류층 0.1%안에 드는 특권층 중의 특권층입니다. 이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일단 그것이 그의 발언에 권위를 보태주는 것은 새삼 지적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그것이 가지는 또 하나의 의미는 계층간 대화의 가능성입니다. 한쪽에서는 상대방을 친일파 후손이나 수구로, 또는 반대 쪽에서는 좌경이나, 부자를 증오하는 무능력자로 규정하여 대화가 단절되는 한국의 정치적 담론의 지형에서 미네르바의 존재는 대화의 자그마한 물꼬를 열어주는 의미를 가집니다. 특권층 중에서도 일반국민의 고충을 이해하고 같이 고민해주고 조언도 해주는 존재가 있다면 대화의 전제가 되는 인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미네르바가 진짜 특권층 중에서도 특권층에 해당된다면, 대중들의 고충을 특권층에 전달하고 설득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또 다른 의미의 지평이 있습니다. 그것은 경제라는 현재의 지배이데올로기를 수용하면서도 전도시키면서 구원의 영웅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 때의 미네르바는 진정한 정통성을 가진 특권층이면서도 다른 특권층에게 부당하게 소외당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대중에게 직접 호소하는 존재입니다.이렇게 보면 미네르바는 러시아의 농민반란에서 등장하는 흑 짜르, 백 짜르의 이야기와 닮아있습니다.현재의 짜르는 제위를 찬탈한 가짜인 흑 짜르입니다. 그리고 진짜 짜르인 백 짜르는 어릴 때 흑 짜르를 피해 궁궐을 탈출해서 농민의 자식으로 위장해 자라났으며, 지금은 원래 자신의 것인 제위를 찾기 위해 농민반란의 지도자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독자적인 체제 저항의 이데올로기를 만들지 못하고 기존의 지배이데올로기을 수용하여 전도시키는 경우입니다. 이런 구원의 영웅은 충분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권위주의적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미네르바에서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는 그가 진짜 사전적 의미에서 스승이었다는 것입니다. 그의 글을 읽을 때 인상적이었던은 상당히 많은 양의 책과 영상, 심지어 컴퓨터 게임까지 추천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공부를 하게 하였다는 것입니다. 어떤 폐쇄적인 섹트집단의 교리문답서가 아니라면 사람들에게 공부를 시키는 사람은 그로 인해 배움을 얻은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스승입니다.


이런 미네르바는 대중의 바람과 상상력이 만들어낸 소설입니다. 이런 미네르바가 존재하기를 바라는 대중에 대해 세부적인 비판은 가능하더라도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비판을 하려면 그 근거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그리고 만약 이런 미네르바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사람이 실제로 등장한다면 그 사람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예수처럼 십자가에 못박아야 할까요? 아니면 차기 대통령감이 될까요? 그러고 보니 문국현씨는 시대를 너무 앞서간 미네르바의 원형일지도 모르겠군요.

실은 미네르바의 자리는 비어있습니다. 현재 미네르바로 지목되어 체포된 사람은 어쩌면 미네르바의 조건을 제대로 갇추지 못한 체 미네르바임을 주장한 참칭자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진짜 미네르바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입니다.

P.S.: 미네르바가 체포된 이유는 저 중에서 어느 것일까요?
P.S.: 현재 아고라에서는 상위 0.1%가 아닌 미네르바에 대한 재정의가 진행중에 있더군요. 특정한 개인으로서의 미네르바가 아니라 누구라도 사람들에게 배움을 주고 느끼게 해준다면 미네르바이겠지요.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인형사 | 2009/01/20 19:15 | 인형사 찾기 | 트랙백 | 덧글(1)

트랙백 주소 : http://PuppetMstr.egloos.com/tb/127305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dd at 2009/04/06 16:34
어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