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5월 22일
대국민 사기극: 도저히 떨어질 수 없는 OIE 등급 (2008.5.20)
OIE 등급은 일단 광우병 위험의 정도를 판별하는 기준은 아니더군요. 광우병 예방과 통제, 감시 시스템에 대한 등급이더군요.
물론 이런 광우병에 대처한 시스템이 잘 되어 있으면, 따라서 광우병의 발생도 전혀 없거나 아주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노력과 결과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것을 검역과 안전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노력은 결과를 얻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노력에 대한 평가만 있고 결과에 대한 평가 없으면, 혹시 노력과 결과가 불일치하는 사태가 발생할 때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겠지요.
일단 링크부터 하고 그 내용을 설명하겠습니다.
OIE 등급 획득 절차에 관한 규정
http://www.oie.int/eng/info/en_procedures.htm
OIE의 광우병 등급에 대한 정의와 조건, 그리고 각 등급에 따른 교역조건
http://www.oie.int/eng/normes/mcode/en_chapitre_2.3.13.htm
광우병 발생을 감시하는 체제가 사용하는 표본조사가 충족해야할 기준
http://www.oie.int/eng/normes/mcode/en_chapitre_3.8.4.htm#chapitre_3.8.4.
OIE 등급 신청국이 작성해야할 질문지. 총 10 페이지입니다.
http://www.oie.int/downld/Doc_OIE/A_BSEquest.pdf
2007년 5월 OIE 총회 광우병 등급관련 결의
http://www.oie.int/eng/info/en_statesb.htm?e1d6
광우병 등급 규정에서 제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료정책에 관한 것입니다. 반추류 유래의 사료가 수입되거나 국내에서 생산되어 소의 사료가 사용되고 있는 지. 기타 사료 이외 소 유래 제품의 생산, 유통, 재활용 과정에서 소에게 먹혀질 가능성은 없는 지. 소의 사료로는 사용이 금지되어도 다른 동물의 사료로 사용되는 경우 교차오염의 가능성은 없는지 등등을 따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관련 업자, 종사자, 수의사에 대한 홍보 캠페인의 유무와 유효성을 따지고 있으며, 의심 징후를 보이는 소에 대한 신고의무와 조사에 관한 법적 조치의 유무와 유효성을 따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광우병 발생을 감시할 표본조사가 충족해야할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위의 조건을 따져서 OIE 광우병 등급이 주어지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위와 같은 조건이 과거 7년간 유지되어야 하고 특히 육골분 사료금지 조치는 최소 8년 동안 시행되어야만 합니다.
위와 같은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주어지는 것이 바로 무시할 수 있는 ‘광우병 위험 (Negligible BSE risk) 등급’입니다.
위와 같은 조건이 유효하게 유지되지만 필요 시한을 채우지 못했거나, 또 채웠더라도 그 유효성에 한계가 있을 때 주어지는 것이 ‘광우병 위험통제 (Controlled BSE risk) 등급’입니다.
그리고 ‘무시할 수 있는 광우병 위험 (Negligible BSE risk) 등급’에서도 자국산 소에서 발생한 광우병의 경우 소의 나이가 11살 이상인 경우에는 발생여부에 상관없이 등급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광우병 발생소가 11살 이하인 경우는 등급 강등의 사유가 됩니다.
‘광우병 위험통제 (Controlled BSE risk) 등급’의 경우는 자국산 소에의 광우병 발생이 나이에 상관없이 등급변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다만 광우병 발생시, 발생한 소와 같은 시기에 태어나 같은 오염된 사료를 먹었을 것으로 판단 또는 추정되는 소들에 대해 모두 추적하여 폐기를 해야 합니다. 이 조치는 두 등급 모두에 동일하게 요구됩니다.
광우병 발생을 감시하는 체제에 요구되는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 기준은 A형, B형 두 가지가 있는데 A형이 더 엄격한 기준이며 B형은 더 완화된 기준입니다.
A형과 B형의 차이는 A형의 경우 95%의 신뢰도로 100,000 마리 당 한 마리를 잡아낼 수 있어야하고, B형의 경우 95%의 신뢰도로 50,000 마리당 한 마리를 잡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무시할 수 있는 광우병 위험 (Negligible BSE risk) 등급’의 경우 완화된 기준인 B형을 채택하면 됩니다
‘광우병 위험통제 (Controlled BSE risk) 등급’의 경우 등급을 획득할 때는 더 엄격한 A형을 사용하여야 하지만, 일단 이 등급을 획득하면 더 완화된 B형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정도면 핵심적인 내용은 정리된 것 같군요. 더 상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저위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이걸 보면 한국이 OIE 등급신청을 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나오더군요. OIE 등급에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사료조치입니다. 한국이 반추류 유래 소사료를 금지한 것이 2000년 12월입니다. 그러므로 2008년 12월에 8년의 기한을 채울 것입니다. 그리고 OIE는 자료 제출을 매년 11월에 받습니다. 그러므로 한국이 '무시할 수 있는 광우병 위험 (Negligible BSE risk)'을 노리고 신청을 하려면 빨라야 2009년 11월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매년 5월에 열리는 OIE 총회에서 등급이 확정되므로 등급획득은 2010년 5월에나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미국이 ‘광우병 위험통제 (Controlled BSE risk) 등급’을 받은 이유가 궁금해지는데요. 미국은 1997년 이후 반추류 유래 소사료의 사용을 금지하였으므로 이미 8년의 기한을 채우고도 남았습니다. 그리고 자국산 소에서 발생한 두건의 광우병의 경우 한건은 12 살, 또 한 건은 최소 10살 이상으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충분히 ‘무시할 수 있는 광우병 위험 (Negligible BSE risk) 등급’을 받을 수도 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은 어디엔가 감점요인이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료조치의 불철저, 교차오염의 위험, 홍보캠페인의 취약, 신고 검사 체제의 부실등과 같은 요인들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그 이유가 정확히 무엇이었는지는 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일 것입니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OIE 등급은 올라가기는 쉬워도 내려가기는 어려운 등급입니다. 일정한 예방조치를 취하면 가만히 있기만 하면 올라가는 등급이며, ‘광우병 위험통제 (Controlled BSE risk) 등급’의 경우 광우병 사례가 발생하여도 등급에 변동을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OIE는 등급 강등에 대해서는 제공하지 않는 급행절차를 한 번 등급강등된 국가가 이전 등급을 회복하고자 할 때는 제공하고 있습니다. 급행절차는 총회의 결의를 생략하고 임시 소위원회의 결정만으로 등급회복을 결정합니다.
이런 OIE 규정을 읽고 제가 받은 인상은 뭐라고 할까요? 시험 채점을 하는데 시험지는 보지 않고 시험공부를 몇 시간 했느냐로 채점하는 격이라고 할까요?
제가 처음에 이야기 했듯이 광우병을 막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느냐에 대한 등급이지, 광우병의 위험 자체에 대한 등급은 아닙니다. 대개의 경우 노력은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가져오겠지만, 항상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고, 따라서 이 등급은 방역의 수단으로 쓰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제가 광우병에 대해 문외한이므로 자신 있는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OIE가 요구하는 조치들이 대략 광우병을 막고 근절하는데 충분히 의미 있는 조치들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추류 유래 사료의 동물사료 사용 전면금지 같은 규정이 요구조건이 아니라는 것등이 비판될 수는 있겠지만, 일단 충분하다고 가정을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수입을 하는 입장에서의 방역기준으로 충분치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OIE가 요구하는 조치들을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본다면 간시체제에 의해 발견되는 광우병은 하나의 경고신호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조사를 해서 이것이 False Alarm인지 아닌지를 확인을 해야하고, False Alarm이 아닌 경우에는 이것이 시스템의 실패에 의한 것인지를 판단해야할 것이고, 그 실패를 수정해야할 것입니다.
수입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경고가 발생하는 순간 수입중단을 해야 하며, 수입재개는 그 경고가 False Alarm이라는 것이 판명이 되면 하고, 또 그런 경우가 아니라 시스템의 결함이 문제라면 그 결함이 수정되고 그 수정이 효과를 발휘하는 시기까지는 수입재개를 하지 않아야하는 것이 상식일 것입니다.
그러나 OIE등급은 이러한 차이들을 반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경고가 발생하건 결함이 발견되건, 결과적으로 결함을 수정하기만 하면 그 동안 내내 동일한 등급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수입하는 입장에서 OIE 등급을 방역의 기준으로 삼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저로서는 영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미국이 사료조치를 취하고 8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무시할 수 있는 광우병 위험 (Negligible BSE risk) 등급’을 받지 못한 나라라는 점입니다. 결국 제반 예방조치에 어떤 결함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8년을 채우지 못해 아직 ‘무시할 수 있는 광우병 위험 (Negligible BSE risk) 등급’을 받지 못한 나라와 같은 급에 놓을 수 없으며, 그보다 한 단계 높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이외에도 OIE 등급의 문제는 OIE가 그 정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OIE는 신청국이 제출하는 자료를 검토하여 등급을 부여합니다. 위의 링크에 있는 등급부여 절차에 보면 OIE 과학소위는 추가자료를 신청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현장조사를 할 수도 있다고 하고 있지만, 또한 동시에 자신들은 그 등급의 정확성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고 분명히 못 박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요약을 해볼까요?
OIE 광우병 등급이란 위험의 정도가 아니라 위험을 막기 위한 노력의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에 불과하며, 또 위험의 발생이 즉각 반영되는 기준도 아니며, 그것이 반영된다 하여도 1년 단위로 밖에는 되지 않으며, OIE라는 제삼자의 공신력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국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에 불과한 기준입니다. 또한 미국은 같은 ‘광우병 위험통제 (Controlled BSE risk) 등급’을 받은 나라들 중에서도 고위험군에 속합니다.
물론 한국의 해당 업무 관리들과 협상팀들은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IE 등급을 광우병에 대한 한국의 방역기준으로 합의했습니다.
글쎄요? 현재 미국소의 광우병 위험도를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한다면 저는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해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떨어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OIE 등급이 떨어질 때만 수입금지를 하겠다고 하여, 미래에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에 대해 이런 식으로 무방비상태를 만드는 것은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군요.
더욱이 OIE 등급을 개입시킴으로 해서 미국 쇠고기의 안전이 제삼자적 권위에 의해 보장된 것처럼 보이게 하여, 국민들이 더 쉽게 수용하도록 하려한 것이라면, 국민을 기만하기 위하여 국민의 안전을 팽개친 행위라고 말할 수밖에 없군요.
추신: 문외한이 무리하여 정리한 내용이라 일정한 부정확과 오류가 없을 수는 없겠지요. 틀린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 <양보만한 쇠고기 타결..광우병 안전장치 '실종'>(종합) by 미스타심
- [송기호칼럼] MB의 마지막 기회…"미국에 미안하다 말하라 by 트릭키
- 조갑제 및 G-crusader님의 광우병 관련 견해에 대한 반론 by Polycle
- "부끄럽고, 부끄럽고, 부끄럽다" by 우희종 서울대수의과 교수 by 트릭키
- 미국이 쉽게 OIE 위험통제국지위를 얻은 비결은? by 콜트레인
# by | 2008/05/22 06:02 | 인형사 찾기 | 트랙백 | 덧글(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겸손이 아니라 정말로 영문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인형사님의 글로 대충 눈요기 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시에 수입을 전면 금지 조치 하겠다"고 말한 걸로 알고 있는데 OIE에서의 위험 등급이 낮아졌을 때도 수입을 금지 하겠다는 조항도 있었나요?
저는 OIE 규정을 읽어보고 저 부분은 당연히 바꿜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합의니까요.
다만 저 따위를 합의라고 해온 사람들, 그리고 OIE를 내세워 국민을 기만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용서하기 힘들군요.
그리고 지금 미국에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수입금지 하겠다는 조치도 엉성합니다.
일단 수입금지를 한 다음 수입재개를 하기 위해 미국이 충족시켜야할 조건들이 명시되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체면치례 금지 후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시 어영부영 수입재개를 할테니까요.
진실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언제나 남의 욕을 하기전에 우리를 먼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명박 정부만이 속인걸까요? 아니면 그 이전 정권들도 진정 중요한 사실을 은폐한 것은 아닐까요?
이 기사 함 참고해보세요...
한우가 문제라면 한우를 미국에 수출할 때 문제가 되어야지 미국소를 수입할 때가 문제가 될까요?
아울러 OIE등급이란 쇠고기 수출국들이 자기 고기 믿어달라고 받는 등급입니다. 쇠고기 수출국도 아닌 한국이 꼭 받을 필요는 없으며, 따라서 한국의 등급 없음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약점이 될 수도 없습니다.
다음 참조하시죠.
http://puppetmstr.egloos.com/371991
그리고 위의 글은 OIE등급이라는 것이 가지는 한계에 대한 지적입니다. 글은 제대로 읽어보신 겁니까?
"한우가 문제라면 한우를 미국에 수출할 때 문제가 되어야지 미국소를 수입할 때가 문제가 될까요?"
님의 글이 한우와 미국쇠고기의 안전성은 별개라고 주장하는 근거인 듯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지요. 한우가 문제라면 미국소를 수입할때도 문제가 됩니다.
국제통상에는 '내국인대우'라는 원칙이 있습니다. 자국산에 적용되지 않는 규제라면 수입산에도 이를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이는 아시는바와 같이, 외국산에만 적용되는 규제가 실질적으로 자유뮤역을 방해하는 '비관세장벽'로 활용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마련된 원칙입니다. WTO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에 해당하는 것이지요.
이 원칙에 따라, 한국이 한국소에 대해 요구하고 있는 이상의 기준 - 예를 들어 30개월 이상 - 을 수입소에 적용하기 매우 어렵게 됩니다. 미국소가 한국소와 마찬가지로 광우병위험통제국이 아니었던 작년까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는 경험적 사례를 들어 이를 반박할 수 있었지만 미국이 OIE 통제등급을 한국보다 우월하게 받은 이후로는 어렵게 되었지요. 아시는 바와 같이, 미국은 이 통제등급을 받자마자 한국에 재협상을 요구했고, 한국은 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그러므로, 한국이 일찌감치 한우에 대한 관리체계를 제대로 수립했다면, 그랬다면 미국과의 협상에서 배짱 튕기며 임할 수 있었으리라는 지적은 충분히 타당성이 있습니다. 일본이 20개월 미만을 관철할 수 있었던 배경에 자국소에 대한 강도높은 관리체계가 있었음은 이미 잘 알고계시리라 믿습니다. 앞서 일본은 OIE 등급이 없다고 말씀하셨지만, 일본이 자국소에 대한 강도높은 통제를 하고 있다는 과학적 사실 자체에는 변함이 없고, 따라서 협상력을 강화하는 데도 충분한 것이었겠지요.
그렇다면 왜 이런 내용은 제시되지 않고 있나, 왜 정부는 국민을 설득하는 근거로 이런 얘기를 제시하지 않는가. 간단합니다. 그간 광우병통제관리 체계를 만드는 데 게을리했던 주체가 바로 이번 협상의 주체이기도 한 농림부(지금의 농식품부)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그간 "우리가 잘못했기 때문에, 할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협상도 밀렸다"고 말하는 게 쉽지 않은 것이지요. 일종의 '원죄'라고 할까요. 그 책임소재를 농림부가 온전히 떠안기보다는 차라리 "괴담이다"를 되뇌이는 것이, 이슈 자체를 돌파하기에는 딸려도 자기보신을 위해서는 훨씬 나은 선택인 것이지요.
아, 물론 이 논리를 과감하게 펼 경우 발생하는 한우 농가들의 반발도 걱정스럽겠지요. 또한 앞으로는 엄청난 수준의 한우관리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도 있고요.
이런 이유로, '한우 관리가 부실해서 협상에서 밀렸다'는 논지는 정부측 어디어세도 제시되지 않았고, 이는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봅니다. 찾아봐야 없는 이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앞으로 한우에 대한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것만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봅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극단적으로 말해 이명박이 하야하고 새 정부가 재협상을 요구해도 미국이 "싫어" 한마디 하면 그걸로 끝이나는 상황입니다. 자유무역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WTO 탈퇴 같은 초강수를 각오하지 않는 이상은 말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한우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님이 말씀하신 2009년 11월에 통제국 지위를 받은 다음, 그걸 근거로 미국에 재협상을 벌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봅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강화된 관리체계와 광우병검사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광우병 소가 한마리도 안나오는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광우병 소가 실제로 나올 확률도 꽤 높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떻든 미국소든 한국소든 안심하고 먹을 수 있으려면, 이게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 아니냐는 겁니다.
식품안전에 민감한 분들이 미국소의 안전성을 의심하는 것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자유무역의 원칙은 미국소에 대한 의심만큼이나 한국소에 대한 의심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자유무역의 틀에서 벗어나자는 게 아니라면, 한국소에 대한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것만이 상황을 달리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지요.
저는 제 아이들과 맛있는 쇠고기를 가급적 안심하며 먹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우관리 부실의 '원죄'를 안고 있는 농림부를 압박해 실질적인 통제체계를 만들어 이를 근거로 미국과도 재협상하도록 압박하는 것만이 제가 할수있는 유일한 실천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