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3월 09일
서늘한 이야기 (2005.3.9)
80년대말 생각은 하였지만 감히 입에서 꺼냈다가는 맞아죽을 것 같아 가슴속에만 품어 두었던 이야기가 있지요.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 여인은 아이를 가지고 싶었지만 가지지 못했습니다. 몇 번의 임신은 그 때 마다 어려운 유산으로 끝나고, 그 때 마다 그 여인은 엄청난 피를 쏟으며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그리고서는 한참의 세월이 흘렸습니다. 더 이상 임신은 없었습니다. 힘든 유산의 후유증으로 아마 더 이상 임신은 힘들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여인도 그러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절망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아이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 약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니 더 이상 아이를 가지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욱 더 아이를 가지고 싶게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입덧을 하기 시작하고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여인은 하늘을 날듯이 기뻤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두려움이 찾아왔습니다. 또 다시 유산을 하면 어떻게 하나? 그리고 이번에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아이를 지켜 낳으리라고 굳게 맹세했습니다.
그런데 이 여인이 아이를 낳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녀가 지금까지 겪은 유산도 실은 이 자들 때문이었습니다. 그자들이 그녀의 배를 걷어찼습니다. 각목으로 후려쳤습니다. 심지어 칼로 찌르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 마다 그 여인을 배를 꼭 움켜쥐고 아이의 안전만을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어찌 되더라도 이 아이만 무사히 태어난다면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열 달을 채우고 산통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곧 귀여운 아이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기대에 비하면 그 고통은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침에 시작된 진통은 오래 갔습니다. 아마 많은 나이에 초산이라 그런 모양입니다. 저녁때가 되어도 아직 아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여인을 이를 꽉 물고 두 손으로 이불을 쥐어뜯고, 발을 차며 그 고통을 견디어 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고통이 멈추었습니다. 몸을 일으켜 내려다 보니 저 밑에 그렇게도 기다리던 아이가 피투성이인 채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를 조심스럽게 들어 가슴에 안고 이 여인은 온 세상이 자기 것이 된 듯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이 여인이 모르고 있었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 여인은 임신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다만 너무나 아이를 가지고 싶은 마음에 환상임신을 한 것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열달 동안 고생을 하고 가짜 산통까지 겪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여인이 안고 있는 아이는 어디서 온 것일까요?
또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이 여인도 임신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여인은 자신이 임신한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배가 나오는 것도 그저 살이 쪘다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리고 열 달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또 한 달이 지났습니다. 그래도 아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여러 달이 지나고도 아이는 나오지 못하고 뱃속에서 안달을 하고 있는데 이 여인은 그런 줄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이 여인은 출산의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는 여인의 겉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 고통에 못 이겨 냅다 내지르는 발길질에 배를 정통으로 얻어맞고는 그만 그 여인 위에 덮쳐 쓰러졌습니다. 다시 일어나 옷매부시를 고친 그 여인은 자신을 발길질한 여인이 고통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고 차마 뭐라고 하지 못하고 그 자리를 떴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산달이 지나고도 나오지 못하던 그녀의 아이가 그녀가 배를 걷어차이고 쓰러졌을 때 세상에 나왔다는 것을.
아이를 안고 있는 이 여인은 행복합니다. 이 여인은 이 아이가 자기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아직 모릅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차츰 이 여인을 닮지 않고 진짜 엄마를 닮게 되겠지요. 그리고 언젠가는 이 아이는 자신의 친 엄마를 찾아 그녀의 곁을 떠나겠지요. 그러나 이 여인은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여인은 아직 행복합니다.
충분히 서늘한가요? 1988년 처음으로 하는 통일대행진을 보고 들었던 생각입니다.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 여인은 아이를 가지고 싶었지만 가지지 못했습니다. 몇 번의 임신은 그 때 마다 어려운 유산으로 끝나고, 그 때 마다 그 여인은 엄청난 피를 쏟으며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그리고서는 한참의 세월이 흘렸습니다. 더 이상 임신은 없었습니다. 힘든 유산의 후유증으로 아마 더 이상 임신은 힘들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여인도 그러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절망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아이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 약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니 더 이상 아이를 가지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욱 더 아이를 가지고 싶게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입덧을 하기 시작하고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여인은 하늘을 날듯이 기뻤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두려움이 찾아왔습니다. 또 다시 유산을 하면 어떻게 하나? 그리고 이번에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아이를 지켜 낳으리라고 굳게 맹세했습니다.
그런데 이 여인이 아이를 낳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녀가 지금까지 겪은 유산도 실은 이 자들 때문이었습니다. 그자들이 그녀의 배를 걷어찼습니다. 각목으로 후려쳤습니다. 심지어 칼로 찌르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 마다 그 여인을 배를 꼭 움켜쥐고 아이의 안전만을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어찌 되더라도 이 아이만 무사히 태어난다면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열 달을 채우고 산통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곧 귀여운 아이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기대에 비하면 그 고통은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침에 시작된 진통은 오래 갔습니다. 아마 많은 나이에 초산이라 그런 모양입니다. 저녁때가 되어도 아직 아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여인을 이를 꽉 물고 두 손으로 이불을 쥐어뜯고, 발을 차며 그 고통을 견디어 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고통이 멈추었습니다. 몸을 일으켜 내려다 보니 저 밑에 그렇게도 기다리던 아이가 피투성이인 채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를 조심스럽게 들어 가슴에 안고 이 여인은 온 세상이 자기 것이 된 듯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이 여인이 모르고 있었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 여인은 임신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다만 너무나 아이를 가지고 싶은 마음에 환상임신을 한 것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열달 동안 고생을 하고 가짜 산통까지 겪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여인이 안고 있는 아이는 어디서 온 것일까요?
또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이 여인도 임신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여인은 자신이 임신한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배가 나오는 것도 그저 살이 쪘다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리고 열 달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또 한 달이 지났습니다. 그래도 아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여러 달이 지나고도 아이는 나오지 못하고 뱃속에서 안달을 하고 있는데 이 여인은 그런 줄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이 여인은 출산의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는 여인의 겉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 고통에 못 이겨 냅다 내지르는 발길질에 배를 정통으로 얻어맞고는 그만 그 여인 위에 덮쳐 쓰러졌습니다. 다시 일어나 옷매부시를 고친 그 여인은 자신을 발길질한 여인이 고통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고 차마 뭐라고 하지 못하고 그 자리를 떴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산달이 지나고도 나오지 못하던 그녀의 아이가 그녀가 배를 걷어차이고 쓰러졌을 때 세상에 나왔다는 것을.
아이를 안고 있는 이 여인은 행복합니다. 이 여인은 이 아이가 자기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아직 모릅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차츰 이 여인을 닮지 않고 진짜 엄마를 닮게 되겠지요. 그리고 언젠가는 이 아이는 자신의 친 엄마를 찾아 그녀의 곁을 떠나겠지요. 그러나 이 여인은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여인은 아직 행복합니다.
충분히 서늘한가요? 1988년 처음으로 하는 통일대행진을 보고 들었던 생각입니다.
# by | 2005/03/09 07:55 | 옛글 창고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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